"저출생 요인 '집값'에만 있는 것 아냐..육아 어렵게 만드는 '가치관'의 전환 필요“ 육아정책연구소 '육아가구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생활시간 분석' 토론회 개최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아이 키우는 가정은 아이가 없는 가정보다 생각보다 근심과 걱정이 많았다. 최근의 육아 경향 중 하나로 '몰입육아'가 확대되며 이 몰입육아에 대한 부담감이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게 만든다는 분석도 있다. 아빠의 몰입육아 수준은 계층 간 차이가 있었으나, 엄마의 몰입육아 수준은 학력 등 계층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아 오히려 더 불평등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베이비뉴스 아이 키우는 가정은 아이가 없는 가정보다 생각보다 근심과 걱정이 많았다. 최근의 육아 경향 중 하나로 '몰입육아'가 확대되며 이 몰입육아에 대한 부담감이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게 만든다는 분석도 있다. 아빠의 몰입육아 수준은 계층 간 차이가 있었으나, 엄마의 몰입육아 수준은 학력 등 계층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아 오히려 더 불평등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육아정책연구소는 8일 오후 2시부터 '육아가구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생활시간 분석'을 주제로 2024년도 제4차 KICCE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주제 발표는 차승은 수원대학교 아동가족복지확과 교수와 김지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맡고, 토론에 유재언 가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조선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정아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돌봄정책조정과 과장이 참여했다. 황옥경 육아정책연구소 소장은 "기존 연구에서는 불안정한 고용, 높은 주택가격, 일·가정 어려움 등 다양한 요인의 저출생 원인을 분석하고 있지만, 이러한 현상은 자녀의 양육보다는 개인의 성취나 여가 등 개인적 삶의 가치들과 출산과 공존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가치관과도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어, 양육하는 부모님들의 삶의 다양한 영역속에서 삶의 질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차승은 교수는 발표에서 "2000년대 이후 부모 역할은 단순한 돌봄 활동을 넘어 심리, 사회적 측면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장됐다"라며 최근 자녀에 대한 부모의 몰입을 일컫는 '몰입육아'가 전 계층에서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몰입육아는 노동집약적이고, 감정몰입적이며 자녀중심적 성격을 지니는 행태다. 이 몰입육아는 먹이고, 입히고, 씻기는 직접돌봄시간뿐만 아니라 자녀 곁에서 상시적으로 지켜보는 '맴도는 돌봄'도 포함한다. 과거 중산층 여성에게만 보였던 몰입육아가 최근에는 전 계층적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다양한 부모관련 정책들도 '재가족화'와 부모됨의 시간을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차승은 교수는 전했다. 차승은 교수는 몰입육아가 부모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탐고하고자 육아가구과 비육아가구의 생활시간을 비교하고, 이를 위해 2019년 생활시간조사 데이터를 활용했다. 데이터는 통계청에서 수립한 자료로 총 8000여가구, 2만 여명이 2일간 10분 단위의 활동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분석은 만 26~49세 성인으로 구성된 가구를 0~12세 자녀를 둔 육아가구와 자녀가 없는 비육아가구로 나눠 비교했다. 만0~12세 자녀가 있는 가구 4101명 중 자녀 연령에 따라 0~6세 미취학자녀, 7~9세 초등 저학년, 10~12세 초등 고학년으로 구분하고, 비육아가구는 18세 미만 자녀가 없는 가구로 총 1354명이 참여했다. 시간 사용은 개인유지시간(수면, 식사, 개인 위생 관리 등) 의무시간(유급노동, 가사노동, 돌봄, 쇼핑 등), 재량시간(교제, 여가, 문화활동, 운동, tv 시청 등)으로 분류했으며 자녀 직접돌봄시간은 자녀의 신체 돌봄, 대화, 공부도움, 놀이, 책 읽어주기 등의 활동이고, 자녀와 함께 한 시간은 부모가 자녀와 같은 공간에서 돌봄을 제공하는 간접시간으로 나눴다. 차승은 교수는 "육아가구는 비육아가구에 비해 의무시간이 더 길고 재량시간이 더 짧았다. 삶의 질과 긍정적 기분 분야에서 육아가구와 비육아가구 간에 삶의 질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육아가구는 자녀와 함께한 시간이 긍정적 기분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비육아가구에서는 긍정적 기분을 증가시키는 삶의 요소가 분명치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어머니의 자녀직접돌봄시간이나 함께한 시간에서 돌봄시간 총량은 자녀 연령에 따라 감소하지만 어머니의 교육 및 소득계층 차이는 크지 않다. 그러나 아버지의 경우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는데, 교육수준이 높고 가계소득이 높은 아버지들은 자녀연령 증가에도 자녀돌봄시간을 상당히 유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차 교수는 "젊고 교육받은 아버지들이 육아와 자녀돌봄, 자녀와 함께한 시간의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라며 "친밀한 부모자녀관계가 세대관계 결집성, 성인기로의 전이에서 어떠한 시사점을 주는지 파악할 필요가 잇으며, 부모의 심리적, 정서적 부담과 보상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보다 포괄적인 삶의 질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징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육아가구를 영아, 유아, 초등저학년, 초등고학년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 1614명을 대상으로, 비육아가구 4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심층면담을 진행했다. 조사는 삶의 건강 및 여가, 주관적 건강 스트레스, 가족.일 영역, 교육/돌봄, 소득/소비, 부모됨에 대한 인식, 자녀 출산으로 인한 내적 성장, 높은 공동체 의식, 육아로 인한 경험 확대, 육아지원정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업사회 문화 조성 등으로 구분했고, 김정현 연구위원은 이 과정에서 도출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몇 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우선 육아가구가 비육아가구에 비해 전반적 가정생활, 가족 내 스트레스, 친구와 지인 스트레스가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우울과 근심이 육아가구가 비육아가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에 대해 예비부부와 영아자녀양육 부모를 대상으로 방문형 상담서비스를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영유아시기와 비교했을 때 돌봄공백이 커지는 것에 대해 "출산초기 육아휴직과 같이 초등저학년 시기의 돌봄, 초등방학기간의 돌봄공백에 특별 지원이 필요하며, 초등방학휴가, 초등돌봄 재택근무 등 시기 특수적 지원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육아가구의 소득소비만족도가 낮고, 자녀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이 자녀 연령에 따라 높아지는 것에 대해 초등 저학년 대상 방과후 수업 지원 확대와 아동수당 지급 연령 확대 등 관련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아울러 미디어를 통해 육아에 대한 부정적 측면보다는 긍정적 상황에 대한 지속적 노출이 필요하고, 출산과 육아를 통해 내적 성장과 가족관계가 개선되는 경험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하며, 출산과 육아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유재언 교수는 토론에서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의 긍정적 가치를 확산하고, 무조건적인 돌봄의 사회화보다는 부모의 주체성도 보장할 수 있는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정책 기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도한 돌봄시간, 낮은 소득과 높은 소비, 주거비 부담에 대한 지원은 지속 확대돼야 하며, 영유아를 둔 부모의 개인 여가 시간 확보 방안과 더불어 영유아, 초등학교 자녀를 둔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가족여가 시간과 기회, 비용 등 편의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육, 경제적 수준이 낮은 남성에게 자녀와 함께 할 시간을 보장하고, '돌봄의 시장화'가 불가능한 여성에게도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지역사회와 공동체에서 소외되고 고립되기 쉬운 비육아가구에 육아과 관련한 직간접적 경험, 관심, 인식 제고를 위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조선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아버지의 경우 자녀돌봄 몰입 수준은 계층화되어 있어 교육수준 및 소득이 높을수록 더 자녀돌봄시간을 비슷하게 유지하는 반면, 어머니는 계층과 관계없이 자녀돌봄 수행하는 경향을 발견됨. 즉, 육아가구의 여성은 소득조건의 강화 이상으로 성평등한 돌봄부담이 삶의 질 개선 요건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며 " 부모됨과 육아의 경험이 청년세대가 지향하는 일과 가족에 대한 성평등한 생애전망의 충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결혼, 출산, 육아 등 가족구성을 선택하지 않으려는 청년층의 증가의 요인 중 하나로 청년세대가 자신이 경험한 부정적 생애전망을 자녀에게 되물림할 것을 우려하는 것"이 있다며 이들의 선택을 경청해야 한다며, 돌봄과 가족구성을 둘러싼 성불평등한 경험과 부정적 생애전망에 대한 인식을 해소하고, 삶의 질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아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돌봄정책조정과 과장은 "SNS와 인터넷을 통한 정보 공유가 확대되고, 온라인 마케팅의 대중화, 인플루언서의 등장으로 몰입육아의 형태가 일견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로 인해 자녀를 경제적으로 책임질 수 없으면 낳지 않는 것이 낳다는 인식이 사회에 공유되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저소득층, 자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압박과 커리어 사이에서 출산을 지연하거나 포기하는 여성들의 비율이 늘 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빠 돌봄 확대를 위한 남성 육아휴직 제도 정착, 여성의 커리어 지속 요구가 좌절되지 않도록 유연한 근로문화 제도 안착, 밀레니얼 세대의 높은 교육열을 고려해 부모의 교육 기대에 부합하는 교육과 돌봄 프로그램 제공, 소득 격차에 따라 사회-문화적 경험 격차가 확대되지 않도록 육아가구 대상 문화활동 확대, 40대 미취업 여성에 대한 신체적, 심리정서적 지원책 마련, 몰입육아의 부정적 측면을 해소할 수 있는 관련 전문상담과 부모 커뮤니티 활성화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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